“항공료가 비싸다”
유승민 (세방여행사 사장)
요즈음 항공료가 비싸다고 한국일보가 주도 이슈를 만들어가고 있다. 항공료만 정말 비싼 가.
이자율은 3배 이상 올라 은행들이 폭리를 취하지는 않고 있나. 한국식당의 음식값도 펜데믹 이전보다 2배 정도 올랐다고 생각된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은 실질가격에 비해 개인별로의 감정이 더해져 많이 비싸다고 느껴진다. 액면가로 본 항공료는 펜데믹 전에 비해 약 30-50%정도 올랐다. 그러나 좌석이 매우 제한적으로 공급되어 실질적으로는 요금이 3-4배정도 오른 기분이 든다. 예를 들어 요즘의 항공료가 1643달러정도(세방여행사 광고참조)이나 9월20일이전에 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만약에 9월10일이전에 오려고하면 약4-5천달러의 항공료가 나온다. 정말 많이 올랐다. 정말 항공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나.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항공요금의 변화를 분석해보자. 필자 나름대로 캐나다에서는 항공.여행업계의 경험이 가장 많은 사람중의 1인이 라고생각, 왜 항공료가 오르고 있는지 분석해보자. 요즈음 한국일보의 항공관련 기사는 많은 무리수가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부족하고 일반대중들의 상상기사만 쓰고 있다.
그러면 왜 항공료가 오르고 있나?
첫째,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는 항공료를 비롯 모든 물가는 절대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수요가 적어지면 가격이 내려가고 반대로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은 오른다. 항공사가 있는 각나라는 요금이 지나치게 오르는 병폐를 막기위해 80년대까지 정부에서 항공요금을 신고내지 승인받는 정책이 있었다. 한국은 아직도 부분적으로 항공료 정책에 정부의 입김이 있다. 이 정책은 요금이 오르는 것을 방지하려했지만 경쟁에 의해 요금이 내려가는것을 막는 효과도 있었다. 예를 들어 80년대에 대한항공 등은 토론토-서울 왕복요금 3000달러(정부신고요금) 전후였으나 시즌에 따라 또는 경쟁에 따라 여행사에 주는넷 가격을조정, 1300-2000달러 정도에 판매되게 하였다. 그 당시에는 여행사도 7-8개가 경쟁, 커미션은 판매가의 5%정도 밖에 안되어 여행사운영도 매우 힘들었다. 이러한 정부규제는 무한경쟁을 유도하려는 자본주의 경제이론에 반대되는정책이었다.
70년대 말 지미 카터 미국대통령이 선언한 항공요금 자유화에 의해 요금은 내려가기 시작했고 서비스는 나빠지고 있었다. 이 당시 필자도 캐나다에서 여행사를 경영(1983년)하기 시작, 무한 경쟁 사회에 뛰어들었다. 더 이상 항공교통이 부자들만의 교통수단이 아니었다. 항공사들도 우후 죽순처럼 생기어 나고 버팔로에서 뉴욕이 19달러, 뉴욕-LA가 99달러에 판매가 되고 있었다. 이제는 신설 항공사도 많이 생기었으나 망하는 항공사도 많아졌다. 80년대 후 미국에서 은행파산 선고를 안한 항공사는없다. 유나이트나 아메리칸처럼 정부보조로 살아난 항공사도 있으나 팬암 노스웨스트 리퍼블릭 유에스에어 피플스에어 등 수 많은 항공사가 도산했다. 캐나다도 마찬가지이다. 에어캐나다는 물론 캐나디안위드에어캐나다3000 선윙 등 많은 항공사가 도산 내지 파산회복, 합병 등이 계속되어 왔고 아직도 합병되기를기다리는 항공사도 있다. 캐나다는 땅이 넓어 항공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나 인구수가 적어 2개이상의 항공사가 버티기 힘든 구조로 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항공료인상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서 일어나는 현상과 수요보다 공급이 적어 일어나는 즉 수요 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다. 그러나 항공사의 수익문제는 별개이다. 요금이 올랐다고 항공사의 수익이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요금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둘째,
요즘의 항공료인상은 코로나라는 전염병에 의해 시작된 요금인상이다. 2020년에 시작한 펜데믹으로 각나라는 여행을 규제하여 일부 가족방문, 공무상 필요한 여행만 한정적으로 승인했고 항공사는 80-90%의 항공기를 스톱시키었다. 2020년 4월에는 학교도 닫고 유학생들이 한국에 가야 했으나 항공기가 없어 못 가고 발을 동동 굴렀었다. 미국이나 유럽을 경유하는 항공기는 각나라의 전염병 정책으로 입국이 어려웠고 경유 비행기도 많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2주에 1편 정도 특별기를 운항해 여행사간에 이자리를 확보하려는 예약전쟁이 있었다. 물론 요금은 편도에 3000-4000달러 수준으로 평소보다 3-4배 비싼 요금이었다. 이렇게 요금이 올랐어도 2020년은 항공사나(여객수송부문) 여행사의 수익은 거의 전멸이었다. 물론 캐나다의 회사들은 정부의 각종 보조금으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우리 여행사도 30명에서 10명정도로 직원을 줄이고 6개지점을 3개로 통합, 경영합리화에 들어갔다. 이제서야 약 20여명 정도로 직원수는 회복되었으나 항공수요는 아직도 60-70%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펜데믹 종료 후 고객 수요가 많이 회복되고 있으나 공급은 단시일내에 늘어나지 않고 있다. 아직도 중국은 여행자유를 제한하고있다. 이것이 또 다른 이번 항공요금 인상의 주범이다.
즉, 셋째 이유는 중국이다.
캐나다에서 가장 많은 고객을 갖고 있는 중국행 항공노선이 아직도 중국정부의 규제로 아주 많이 제한되어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행 항공기를 도시별로 1주에 1번 정도로 제한했고 각 나라, 각 항공사에 1도시 정책으로 제한하고있다. 한국에서도 대한항공은 북경, 아시아나는 상해등으로 제한, 공급좌석의 절대수가 성수기의 30-40% 수준에 머물고있다. 그런데 중국이 막히니까 아시아 전지역의 항공좌석 공급이 막히고있다. 즉 중국에 가려면 1주일에 한번정도 밖에 노선이 없으니 직행노선은8000달러 이상 항공료가 책정된다. 이렇게 비싸도 직행노선 좌석은 잡기가 아주 힘들다. 중국행 손님들은 한국으로 가서 서울에서 중국가는 비행기를 다시 구입하는것이 더 저렴 (5000달러+1000달러)하고 자리 잡기도 쉽다. 즉 중국행 항공수요가 50%이상 회복되었는데 공급은 30-40%로 제한되고 있고, 이 수요가 한국 일본 경유 등으로 흩어져 아시아 전지역의 항공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아시아 전지역의 항공요금이 오르고 있다.
필자 여행사의 주요 고객지역인 필리핀행 항공가격도 점점 올라 직행노선은 더욱 비싸지고 있다. 대체적으로 한국행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 필리핀항공은 팬데믹시작중 파산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회복하였으나 리스계약중단으로 반환했던 항공기가 줄어 공급을 절대적으로 줄일 수 밖에 없다.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었으니 당연히 요금이 오를 수 밖에 없다. 즉 아시아지역의 항공료 인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급부족은 특히 캐나다출발 항공사들이 더욱 심하다. 전에는 캐나다에서 미국경유 항공노선도 많이 이용하였으나 지금은 거의 캐나다 직행노선에 수요가 집중된다. 중국인, 인도인들의 미국경유는 비자관계로 어렵고 대부분의 실수요자들도 불편함을 이유로 경유노선을 꺼려한다. 결국 캐나다에서 직행하는 항공수요만 늘어나고 있다.
80년대 초에 내가 알던 회사의 사장님이 한국을 간다고 했다. 캐나다항공은 동경 경유로 짐도 안찾고 바로 갔고, 대한항공은 뉴욕을 경유하면서 공항도 바꾸고 올때는 시간도 안 맞아 뉴욕에서 1박을 해야했다(항공사부담). 대신 요금은 200~300달러 쌌다. 아마 그 당시 교민사회에서 톱10%정도의 소득수준이었던 이분은 값이 싼 미국경유노선을 타고 한국을 갔었다. 물론 불만도 많이 있었지만 요금이 쌌다는데 만족해 했다. 소득증가, 이민증가, 펜데믹종료 등으로 캐나다직행 노선의 수요는 점점 증가하는데 공급은 아주 소폭증가함으로써 생긴 즉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항공료 인상의 주요 원인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항공료 인상의 주범은 강대국들의 전쟁이다.
우크라이나사태는 처음에는 구 소련지방의 국지전 같은 전쟁이었으나 미국과 서방세계가 개입, 점점 경제적 측면에서 세계대전화하고 있고 항공료 인상에 절대적 영향이 있다. 앞의 예에서 본 1643달러의 요금 중 유류할증료가 500달러나 된다. 100-200 달라 사이를 왔다갔다하던 유류할증료가 500달라까지 올라 이것이 항공료금 인상의 절대적 요인이 된것이다. 또 캐나다항공사, 한국항공사 등이 속한 서방세계의 항공사는 러시아상공을 경유하는 노선이 금지되었다. 즉 서울을 갈 때 북극회귀선을 경유 러시아, 중국을 경유하는 노선을 알래스카남단으로 일본을 경유함으로 2-3시간 더 걸린다. 이로서 항공유가 더 들고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다. 토론토-홍콩, 토론토-델리, 토론토-상해 등의 직항노선 운행이 불가능하여 항공사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무기수출업자 등 엉뚱한 사람들만 돈을 버는 전쟁은 모든분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처음에는 펜데믹질병으로 시작한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이제는 전쟁으로 인한 비용과다로 인한 항공료인상의 주범이 되고 있다. 항공사의 수익이 줄면 항공료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 팬데믹이 끝나자 항공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항공료 인상은 소비를 억제, 수요가 줄게 되고 수요가 줄면 항공사 수익이 줄어 파산하는 항공사가 늘어나게 된다.
값싼 여행의 시대는 당분간 힘들지도 모른다. 전쟁이 빨리 끝나고 중국이 다시 개방화 정책을 수용해야 되나 한번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다음 기회에 다루어 보겠지만 항공사 산업은 절대적으로 수익을 낼수 없는 구조이다. 전 세계의 항공사 90%이상이 파산, 파산보호, 도산으로 무너지고 정부의 보조로 살아난다. 또 항공사는 항상 언론의 밥이다. 요금 인상으로 항공사의 수익이 증가하면 항공주가에 바로 반영될수 있지만 아직도 항공사주가는 팬데믹 전의 50%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필자소개 :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서 세방여행사를 1983년 부터 운영하고 있다. 1978년에 한국 세방여행사에 입사, 여행업계에 입문했고 1979년에는 마국 뉴욕주 나아아가라 대학교 관광교통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81-83 년에는 토론토 한국일보에서 근무했었다.